한국고양이보호협회는 지난 9월 26일과 27일, 동물보호의 날을 맞아 부산시와 농림축산식품부가 개최한 축제에 참여하여 TNR을 주제로 시민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협회는 TNR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보다 쉽고 친근하게 전달하고자 참여형 전시와 OX퀴즈를 준비하였으며, 감사하게도 많은 시민들이 찾아주셨습니다.
이번 행사의 OX퀴즈에서 유독 화두가 된 문항이 있었습니다. 바로 'TNR은 결국 사람만을 위한 제도이다.' 였습니다. TNR에 대한 이해가 있는 시민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렸는데, 이는 TNR의 본질을 다시금 생각해 보게 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TNR을 '중성화 수술' 그 자체로만 바라본다면, 길고양이를 포획해 번식능력을 빼앗아 개체 수를 조절하는 제도로 잔인하게 비춰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 이면에 있는 고양이의 번식 문제와 그들의 삶의 질을 반드시 함께 살펴야 합니다.
고양이는 생후 6개월부터 번식이 가능하며, 약 두 달의 임신 기간을 거친 뒤 출산 후 한 달 만에 다시 임신할 수 있습니다. 폐경도 없기 때문에 이를 평생 동안 반복하게 됩니다. 이같은 생애 주기는 단순히 개체 수 증가 문제를 넘어, 고양이에게 끊임없는 체력 소모와 고통을 안기며 자궁축농증, 임신중독증 등 각종 질병을 수반합니다. 태어난 새끼 고양이들 역시 대다수가 생존하지 못해, 그 과정은 고통과 상실이 반복되는 잔인한 순환입니다.
실제로 올해 협회에서 구조하여 TNR을 진행하였던 '막순이'는 매년 두세 번씩 출산을 반복하며 살아가던 고양이입니다. 새끼들의 대부분은 로드킬 사고, 진드기 감염, 영양실조, 허피스로 세상을 떠났고, 장이 형성되지 않은 채 태어난 새끼도 있었습니다. 막순이의 자궁은 심각한 임신중독증으로 이미 조직이 녹아버린 상태였습니다. 계속된 새끼들의 죽음과 아픈 몸으로도 반복된 임신을 겪어야 했던 막순이가 느꼈을 고통은 상상조차 하기 어렵습니다.
협회는 오랜 기간 회원 분들의 TNR을 지원하고, 자체적으로도 꾸준히 시행하며 이와 같은 사례를 수없이 접해왔습니다. 임신과 출산으로 인해 고통받는 길고양이들을 가장 가까이에서 목격하며 내린 결론은 분명합니다. TNR은 단순히 사람의 편의를 위한 제도를 넘어, 길고양이들이 불필요한 출산의 고통에서 벗어나 더 건강하고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생명 존중'의 제도라는 것입니다.
앞으로도 한국고양이보호협회는 다양한 활동을 통해 TNR에 대한 오해와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고, 시민과 함께하는 시각에서 올바른 의미를 널리 확산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습니다.
'빚냥이 탈출' 모금 후기
세계 고양이의 날 기념 밀린 치료비를 갚기 위해 진행했던 모금에 92명의 후원자 분들께서 마음을 나누어 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