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아이들의 몸 상태는 방치의 시간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진드기와 벼룩으로 인해 급히 목욕과 미용, 방역을 진행하였고 아이들 몸 곳곳에서는 진드기에 물린 상처들이 확인되었습니다.
모두 중성화 수술을 받지 않은 상태였고, 한 아이는 배에서 큰 혹이 만져져 검사를 진행한 결과 탈장으로 확인되었습니다. 협회는 아이들의 컨디션을 살피며 순차적으로 중성화 수술을 진행하고, 각자 가지고 있는 질병과 상처를 면밀히 확인해 치료를 이어갈 예정입니다.
쉽게 사 온 생명은 쉽게 방치됩니다. 애초에 반려에 대한 책임감이 수반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펫숍에서 동물은 ‘생명’이 아니라 ‘상품’이 됩니다. 그리고 한 번 상품으로 소비된 생명은, 집에 온 이후에도 여전히 구매자의 필요와 편의에 따라 다뤄지기 쉽습니다.
귀여워서 사고, 새끼를 보고 싶어 번식시키고, 감당이 되지 않자 방치하는 일. 이것은 한 사람의 무책임만으로 끝나는 문제가 아닙니다. 엄연한 학대이자 동물을 쉽게 사고팔 수 있는 구조, 그리고 생명을 소비하는 문화가 함께 만든 결과입니다.
최근 어린이날 선물로 구매된 동물들이 이후 버려진다는 보도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팔리기 위해 태어나고, 결국 팔렸지만, 그 끝이 방치와 유기라면 우리는 이 구조를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됩니다.
펫숍 소비의 문제와 번식·판매 구조가 바뀌지 않는다면, 또 다른 렉돌 가족은 계속해서 생겨납니다. 그리고 그 책임은 결국 보호소와 쉼터, 입양센터로 고스란히 떠넘겨집니다. |